퀴즈를 내보자.
문제 1 – 혈액형이 A형인 사람과 B형인 사람중 상대의 마음을 더 잘 헤아리는 쪽은?
문제 2 – 남자와 여자중 상대의 마음을 더 잘 헤아리는 쪽은?
적어도 현대과학이 밝혀내는 인간본성에 따른 심리학을 토대로 한다면 1번의 정답은 ‘문제 자체가 성립이 안된다’이며 2번의 정답은 ‘여자’다. 1번의 문제를 두고 어느 한쪽의 혈액형을 떠올린다면 객관적 근거도 빈약한 소문을 잣대로 사람을 난도질 한다는 뜻이고 2번의 문제를 두고 ‘남자’를 떠올렸다면 남자를 너무 모르거나 남자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환상을 가진 경우에 해당한다.
현대 심리학 이론에 의하면 혈액형이나 사주 이야기를 믿는 건 여자의 경우가 더 빈번하다. 여자는 감感으로 현상을 판단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란다. 대화에도 결론이 없는 경우가 많고 수다 그 자체를 즐긴다. 반면 남자들은 감보다는 논리성이 강하며 결론이 있는 수다에 능하다. 실제로 시중에 나와있는 많은 심리학 도서들 뿐 아니라 이젠 티비 교양 다큐에서도 이런 내용들을 실험하여 검증하고 있다. 혈액형에 관한 이야기는 과학적 근거가 공인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긴 하지만 그냥 웃으며 넘기는 수다라고 여겨도 실생활엔 거의 문제가 없다. 그런데 위의 문제 2번은 실생활에 살갑게 부딪히며 사람들을, 또 나를 힘들게 한다.
수컷은 신체구조가 사냥에 유리하도록 되어있고 사냥을 잘 하려면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집밖의 일을 하면서 무언가를 쟁취하고 이루어내는 것, 그게 원래 수컷의 본능을 자극하는 최고의 쾌감인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위대한 업적을 이루어 낸 건 대부분이 수컷이다. 뇌의 구조가 한우물 파는 것에 집중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여자들을 무시한 남자들의 폭압적 정치역사 때문이라 말하는 페미니스트는 보고싶은 현상만 보고 그 본질을 보지 못한 것이다).
반면 암컷은 집에서 아이를 키워야 하고 이웃과 부딪혀야 한다. 사냥과는 달리 여러가지 일을 해야한다. 수다가 많고 티비 드라마를 좋아하고 관계성을 중요시 여기고 뇌가 동시다발적으로 활동하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신은 이렇듯 남여의 역할을 완벽히 구분 지었다. 참으로 능률적이다. 그래서 둘이 합쳐야 온전해진다고들 하나보다. 그런데 아뿔사… 신체가 약하고 관계를 중요시 여기는 암컷은 강한 수컷으로부터 보호받고 위로받기를 원한다. 그런데 이걸 어쩌랴, 문제는 수컷이라는 동물이 원래 관계의 문제에는 간절함이 없다는 거다. 그래서 남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 능통치 못하다. 더 정확히 말하면 여자들이 기대하고 원하는 만큼 헤아리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신도 완벽하지 못한 것일까?
연애를 하거나 결혼생활을 하는 남여라면 누구나 이런 문제로 트러블을 겪어봤을 것이다. 정말 유감스럽게도 원래 정신적 위로는 여자들이 더 잘한다. 관계를 중요시 여기는 유전자를 가졌으니 당연한 거다. 그런데 그런 존재에게 수컷이 얼마나 관심을 가져줄 수 있으며 위로의 말을 던질 수 있겠는가? 논리를 중요시 여기는 수컷은 잘잘못을 따지다 “네가 잘못했네”라며 결론 내리기 일쑤다. 위로는 커녕 불난 집에 기름 붓지 않으면 다행인 거다. 그런데도 암컷은 수컷들에게 “내 마음 좀 헤아려 달라”는 요구를 한다. 남자들이 여자가 원하는 만큼의 위로를 건내려면 무진장 노력해야 한다. 난 남자로서 그걸 뼈저리게 느낀다. 한 암컷을 그 암컷이 원하는 만큼 위로하고 헤아리고 배려하는 것, 그건 정말이지 너무 어려운 일이다.
여자들에게 이상형을 물어볼 때 항상 나오는 그 대답, ‘배려심이 많은 남자’, ‘이해심이 많은 남자’… 여자가 원하는 만큼 그 마음을 헤아려 주기가 어렵다고 고백하는 용기있는 남자가 있다는 소리는 들어본 일도 없고 이런 남자의 핸디캡을 당연한 이야기로 수긍하는 여자도 거의 못봤다. 적어도 이 문제에 국한시킨다면 남자들은 진심을 감추는 중이고 여자들은 진실을 용납하지 않는 중이다.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고 배려할 줄 아는 능력, 암컷이 월등하게 우수한 그 능력, 그러나 수컷이 더 월등하길 바라는 암컷의 기대…
내가 여자를 힘들어 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