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벌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맹점은 인간의 폭력이 무의식에 각인되어 대물림된다는 무시무시한 사실을 너무 가벼이 여긴다는 것이다. 인간세상에 전쟁이 없어져야 한다는 명제에는 쉽게 동의하면서 교내에 체벌이 없어져야 한다는 명제는 왜 가벼이 여기는 걸까? 인간에게 정말 무서운 것은 현실의 버거움을 핑계로 이상을 포기하는 일이다. 체벌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기 전에 언제까지 이 체벌과 폭력의 쳇바퀴가 굴러야 하며 이 지긋지긋한 몽둥이의 연결고리를 언제 어떻게 끊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체벌을 허용하면서 생기는 또다른 부작용은 허용을 하면 할 수록 비폭력 교육의 방법에 대한 고민과 실천의 빈도수가 줄어든다는 거다. 제자식 귀한 것만 생각하는 부모의 애지중지 속에 자란 버르장머리 없는 애덜의 문제는 체벌없는 교육의 결정체가 아니라 체벌이 아닌 다른 수단의 효과적인 교육법을 모르는 부모가 만들어낸 단순한 결과에 불과하다.
오로지 대학이라는 결승점을 위해 행해지는 교육제도 속에서 남의 아이를 체벌하는 것이 정당한가 아닌가를 논해야 하는 현실은 그 현실 자체로 커다른 슬픔이며 허망함인 게다.
체벌이 어쩔 수 없다는 사람들에게 묻는다. 누군가 “넌 왜 애덜을 체벌없이 제대로 교육시키는 방법을 공부하지 않는가?”라고 말하며 당신을 체벌한다면, 당신은 그 체벌을 받아들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