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날(시간적으론 현대사의 하나일 뿐인데 어느새 먼 별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마르크스의 꿈을 실현시키지 못하고 동유럽의 나라들이 쓰러져 갔을 때, 마음 한편으론 지나온 서양사를 더듬으며 “아직은 시기상조인갑네” 하며 위로했었고 또 다른 한편으론 “역시 인간이란…” 하며 씁쓸히 갈구던 날을 추억한다. 시장에서 콩나물을 파는 가난한 노인에게서도 단돈 100원을 깎으려 하고, 주어진 일자리에서 몇년을 더 일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도 최신형 핸드폰과 중형차와 명품으로 마음 한구석을 위로받아야 하고, 가치있는 삶에 관한 수필을 읽고 시를 읽고 감동받았다 하면서도 결국은 돈 많이 벌고 아파트 평수 늘리는 것에 어깨를 으쓱거려야 하는 현실, 자본주의에 충실한 대도시 속에서의 삶은 우리에게 분명한 한가지 사실을 망각시킨다. ‘인간의 영혼이 파괴된다’는 사실, 아니 진실 말이다. 더 솔직히 말하면 무형의 가치를 언급하는 고상한 영화에 고득점 평점을 매기는 수많은 우리들은 모두다 심사위원으로서 자격미달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자신들의 빈곤한 영혼을 달래고 자위하며 자족한다. “오~ 신이여, 진정 그대의 그 엄정함으로 우리들을 심판하소서…”
그 먼 별나라의 마르크스가 지구촌 여기저기서 헛소리라는 무성한 소문과 함께 번쩍거리더니 얼마전엔 자본의 충실한 개촌인 서울 하늘에도 나타났다 사라졌단다. 그 뉴스와 함께 올려진 사진엔 번쩍이다 빠른 속도로 이동하며 사라진 많은 불빛들을 쳐다보던 수많은 군중들의 올려진 턱들이 질서정연했었다. 누군지 몰라도 이름 한번 기막히게 지었다. ‘미확인 비행물체(UFO)’ … 영화 ‘인디펜던스 데이’를 보면 거대한 비행물체를 환호하며 구원자 쳐다보듯 하던 속칭 ‘또라이’들이 나온다. 경이롭게 바라보던 그 눈빛들을 마중나온 건 유감스럽게도 영화에서나 나오는 (아 그거 영화였지) 슈퍼 울트라 레이저 무기 같은 거였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그 영화를 보면서 지구촌을 점령하러 온 외계인으로부터 말 그대로 ‘인디펜던스’를 획득하기를 원했겠지만 난 정 반대다. 이럴 땐 나 ‘또라이’, 그거 맞는 거 같다. 하지만 이럴 땐 또라이 편에 서련다. 말 그 자체만으로도 모순인 ‘자본 민주주의(혹은 민주 자본주의)’라는 사회속에서 돈 몇푼에 영혼을 파는 걸 자손만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게 ‘정상’이라면 난 차라리 또라이 편에 서련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건 내가 왜 그 슈퍼 울트라 레이저를 쏘아 우리 모두를 작살내버릴 지도 모를 미확인 존재들에게 희망을 거느냐는 거다. 그건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현대과학 기술로 만들수 있는 가장 빠른 운송수단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아마 가장 많은 사람들이 비행기라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이 대답은 자본의 교육에 길들여진 대답이다. 자본의 교육은 무섭다. 명분은 모두를 위한 교육이지만 실은 기득권의 체제를 길들이기 위한 교육이기 때문이기 때문이다(초등학교 5학년 교과서엔 아직도 IMF의 원인이 국민들의 과소비 때문이라고 나온다). 현대과학이 이룰 수 있는 비행기보다 빠른 운송수단은 자기부상 열차다. 최고속도를 낸다면 시속 500km 이상을 달릴 수 있다. 물론 속도만 따진다면 비행기가 더 빠르겠지만 잡다한 운송과정을 고려한다면 전체적인 현실속도는 자기부상 열차가 훨씬 실리적이다. 그런데 속도만으로도 비행기보다 더 빠른 운송수단이 있다. 2중부양 열차가 그것인데 요놈은 최고속도가 시속 6000km 이상이란다. 서울에서 부산을 가는데 5분도 안걸리는 속도다. “이게 말이 그렇지 현실 가능한 이야기냐?”고 물을 것이다. 이론이 아니라 현존하는 기술만이 조건이라면 현실화가 가능하다. 허나 유감이지만 현실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건 이 지구촌을 지배하는 삐뚤어진 이윤구조 때문이다. 연료를 태우지 않고도 무공해 자동차나 열차를 통해 모든 지구촌 운송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세상권력을 다 갖고 있는 기업의 이윤논리에 맞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 모든 걸 현실화 불가능으로 귀착화시킨다(그 초간단한 전기 자동차가 대중화되지 못하는 걸 생각해 보라). 태양과 바람과 물등을 이용한 자연에너지와 이런 단순한 전자기 에너지만 이용해도 세상의 거의 대부분의 에너지들을 얻을 수가 있지만 그건 현실화 되지 못한다. 새삼스럽겠지만 북극이 눈물을 흘리고 아마존이 눈물을 흘리는 이유도 바로 이런 세상구조의 결과 때문이다. 세상은 얼핏 새롭게 발명된 과학이론대로 발전해 가는 것 같지만 실은 권력층의 주판알이 계산하는 쪽으로 흐른다.
이쯤되면 UFO가 궁금해진다. 그놈이 실존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놈의 고향은 도대체 어떤 사회구조를 가지고 있길래 이 먼 곳까지 날아올 수 있는 기술을 현실화 시킨 걸까? 자본의 교육은 그 외계인의 존재를 인정치도 않으려 할 뿐더러 인정한다 한들 외계인의 테크놀로지아(그게 돈이 되므로)만을 두고 나발을 불어댈 것이다. 도대체 그들 공동체의 선과 정의와 미의 기준이 무엇이길래 축지법 기술의 현실화를 이룩한 걸까? 이 불확실한 희망에 기반을 둔 괴망상은 정말 의미없는 걸까…?
다수의 피와 땀이 소수에게 열매를 맺게 하는 것, 그게 자본의 속성이다. 조금이나마 많은 사람들이 그 열매를 나누어 가질 수 있을 거라는 희망, 마르크스의 패배는 그 희망의 좌절이었을 게다. 요새들어 더 자주 마른 하늘에 출몰한다는 UFO, 난 그 안에 타고있을 미지의 존재들과 그들의 사회가 정말 궁금하다. 주판알 튕기기 말고는 관심이 없는 자들이 권력을 독차지하는 자본사회는 아닐 것이다. 그런 녀석들이라면 혹성을 자유자제로 왔다갔다 할 수 있는 기술을 이룩하기 전에 지들끼리 이윤을 놓고 싸우다 진작에 자멸했을 것이기 때문이다(아마도 지구촌이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러고보니 말없이 왔다가 말없이 사라진다. 내 생각엔 ‘인디펜던스 데이’에 나오는 레이저 폭격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거대한 비행물체를 환영하던 그 또라이들도 진정 또라이는 아닌 것이다.
그래서 그런 걸까, 이 땅에서의 삶이 힘들 때 괜시리 하늘 한번 쳐다보게 되는 거 말이다…
오랜만입니다. ^^ 잘 지내시나요.
저는 미친 척 하고 철학과 대학원 썼습니다. ㄱ-…..
멀쩡하게 공대 나와서 이게 무슨 짓이래.
(근데 기억은 하실랑가 -_-a 저도 블로그 잠수고 하도 오랜만이라..;;)
확실히 이노무 빌어먹을 -_- 사회이기는 합니다만..;;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약간 과한 이야기이긴 합니다. ^^;;; 가령 2중부양열차는 현재 개발되어있지 않은 것으로 압니다. 검색해봐도 어떤 글 하나랑 좀 허름-_-한 회사 홈페이지가 전부네요. 이론적으로야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길다란 진공 튜브를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가능하다 해도 막대한 돈이 들어갈테구요… 전기자동차 역시 전기의 생산과정에서 화석연료가 필요하다는 점, 이 때문에 오히려 효율이 떨어질 수 있어서 아직은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핵융합이 실현되면 킹왕짱이겠지만요 ^^;)
근데 기술이야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도 산적해 있는데 이노무 정부는 부자 감세나 한다고 하고 -_-)y=o0 에혀. 진짜 이 나라는 어찌 되려는지 한숨만 나옵니다아……
By: 긁적 on 11월 19, 2010
at 5:54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