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가 나타났어요!!!” 하고 외치던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은 딱 두번까지였다. 언론의 뻥튀기와 꽈배기가 어제 오늘일은 아닌 게지만 이젠 늑대가 아니라 폭탄이 나타났다고 하는데도 설레발과 팝콘 수다가 사회분위기를 뒤흔든다. 나도 이시간, 전쟁뉴스를 뒤적거린지 몇분 지나지도 않아 ‘천하무적 야구단’을 보겠노라 자료를 뒤적거린다.
폭탄 몇개가 사람을 죽였다 하니 이제 정말 전쟁이 나는 건가 생각들을 하나보다. 인터넷 글방들을 뒤적이니 이명박 정권의 백치 천치같은 대북정책에 핏발들이 제대로 섰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 건 거리에 나서는 대규모 시위행렬이 없다는 거다. 아니 어쩌면 북한의 폭격은 그냥 북한의 ‘이유없는’ 미친 짓이라고 생각하는 바보들이 워낙 많아서일 지도 모른다. 확률도 지극히 드문 병든 먹거리를 들이지 말라며 밤새 촛불을 켜던 사람들이 국가와 5천만의 내일이 어찌될 지도 알 수 없는 전쟁위기설엔 입놀림만 절정에 꽃피운다. 습관은 이토록 무섭다. 컴퓨터와 고층빌딩은 초고속 전진을 하는데 무형의 것들은 뒤로 후진하도록 하는 놀라운 능력의 소유자가 다스리는 나라의 사회적 분위기에 다들 익숙해져 버린 거다. 생각해보라, 지금 우리들이 어지간한 일로는 촛불을 켜지 않는 이유를… 이명박의 시커먼 가랑비에 다들 젖어가고 있는 것이다. 민간인을 사찰하고 국토를 뒤엎는 이런 정부의 이런 투지에 다들 녹다운 된 것이다.
광우병 소고기 때문에 밤새 촛불을 들고 투쟁하던 때, 우리는 서로 나라를 지키고저 하는 애국심이 살아있다며 좋아했지만 그건 감상적인 자뻑에 불과한 거였다. 우리의 수준은 원래부터 딱 거기였던 거다. 당장 보이는 거엔 눈에 불을 켜고 과민한데 장기적인 관심이 필요한 무형의 가치엔 나몰라라 무관심한 게 우리의 본질이었던 거다. 이건 “쌀을 왜 그렇게 퍼주냐”고 고래고래 소리지르면서 미국의 바짓자락 놓을 꿈도 꾸지 못하는 보수꼴통의 문제가 아니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G20 회담은 왠만한 선진국에선 개최하기 꺼려하는 일이다. 시민들의 시위때문이다. 그래서 돌아가면서 하자고 결정내린 회담이다. 순번제로 돌아가면서 하는 뺑뺑이 반상회, 그걸 국가의 위업인양 떠드는 사람들의 수준도 수준이지만 회담을 앞두고 벌이는 각종 전시행정에 맞서는 대규모 집회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하는 국민들의 수준도 수준인 거다. 그동안 어렵게 쌓아온 대북관계 청신호를 한방에 날려버린 정권의 아파트에서 G20 반상회로 북한고립의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데 북한으로선 열받을 일인 게다. 이놈의 정권은 북한을 열받게 하는 101 가지 이유를 창출해내는데 도가 텄다. 이 마당에 오바마는 한미 합동 군사훈련까지 결정했단다(오바마, 너까지 왜이러니).
지금 서울 시내 어딘가에선 북한에 선공을 때리자는 확성기 소리가 우렁차다. 어쩌면 우리의 전쟁상대는 북한이 아닌 게다. 우리 내부에서만도 이렇게 싸워야 할 존재들이 있는데 북한을 향한 그 어떤 뜻이라도 모아지겠는가? 전작권을 미국에서 환수해야 한다 아니다 말들이 많지만 내가 보기엔 그따위 권리는 이미 무용지물인 거다. 북한에 무슨 말을 해야하는 지도, 무슨 행동을 해야하는 지도 모르는 이 국가가 전작권을 가진 들, 그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대한민국은… 어차피 전쟁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