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sognoscemo | 5월 13, 2011

초심, 신심

마음이 어디로 가는 건지, 멍하거나 불안한 상태, 억지로라도 정리하기로 했다. 내 인식과 상상과 상념의 한계를 인정하고, 결연하고 정갈한 초심으로 돌아가 마음을 가다듬기로 했다. 한달간의 휴가동안 난 두번 대형서점을 들렀으나 모두 예견된 헛고생만 확인했을 뿐이었다. 어제 작정을 하고 인문학 코너에만 4시간 가까이 발을 붙이며 나를 시험대에 올렸다. 이전 두번의 훑음동안 지겹고 진부하게 느껴졌던 많은 제목들과 짧은 내용들을 다시 훑었다. ‘서양철학은 존재의 문제에 집중하지만 장자가 중시 여긴 생명의 문제를 놓치고 있다’는 글귀가 눈에 꽂히고 나니 “그래, 내 인식의 한계는 너무 분명한 거였고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당연한 결론으로 되돌아왔다. 아주 먼 길을 방황하다 다시 돌아온 길 잃은 새처럼 말이다.

따지고 보면 세상에서 떠드는 수많은 뉴스들은 대부분 내게 간접적이나마 관계가 있지만 나를 변화시키지 못한다, 아니 오히려 나를 생각 못하는 바보로 만든다. 정보가 넘쳐나는 사회에서 정작 중요한 걸 놓치지 않고 중심을 잡으려면 ‘정보수집’이 아니라 ‘정보여과’의 능력이 필요하다. 현 지구촌 사회에서 가장 많은 정보와 스피드로 굴러가는 이 나라에서 정신줄 놓지 않으려면 마음을 가다듬어야 한다. 난 요새 그 필요성을 심하게 느낀다.

삐뚤어진 세상을 향해 비수를 꽂는 내게 누군가 말을 건낸다. “그러다 네 영혼에 상처가 깊어지면 넌 언젠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고꾸라질 거라네, 이제 네게 필요한 건 살벌한 비수가 아니라 향긋한 지혜로움이라네, 이젠 그걸 시작할 때가 된 것 같네…” 참으로 당연하지만 참으로 어려운 이 지침을 실천하기 위해 난 또 얼마나 많은 굴곡을 겪어야 하는 걸까?

이제 다시 걷는다.


댓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Log Out / 변경 )

Twitter picture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Log Out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Log Out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

카테고리

팔로우

Get every new post delivered to your Inbox.